남들은 하는데 나는 못할 것만 같은 것을 해내는 방법
너무나 잘하고 싶은데,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안될 것만 같은 일들이 있다. 더이상 어떻게 뭘 더 해야 실력이 키워질지 도저히 모르겠다. 아주 초보적인 수준도 아니고, 중급 이상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다. 초보적인 수준과 중급수준 그 사이에서 정체된 이 느낌. 고급이라고 말하기에 아주 낯 뜨겁다. 그 수준이라는 것이 메이플스토리 경험치 바 처럼 눈에 보이면 좋겠다. 무념무상으로 0.01%도 주지않는 몹들을 잡다보면 어느샌가 10%가 쌓이고, 30%, 70% 그리고 100% 레벨업!. 이런 노가다로 무려 3차 전직까지 키워냈을 때의 쾌감이 있었다. 내 위치가 어딘지 눈에 보이니까 할만 했다. 재미도 있었고. 비록 200의 만렙에 비하면, 그 마저도 중간에 다다르지 못했지만 말이다.
10대에 나에게 있어 메이플스토리 만렙이 절대 다다르지 못할 일이었다면, 지금의 나에게는 영어회화가 바로 그런 일이다. 수능 1등급, 토익 900점 이상으로 그나~마 내가 어디 가서 뻣댈 수 있는 게 영어라지만, 이상하게 회화는 죽어도 안된다. 이런 저런 방법들도 시도해봤지만, 그 때 뿐이다. 아무리 해도 실력이 늘지가 않는다. 영어로 대화를 하다보면 두뇌와 혀가 파업하고 가동을 멈춰버리는 느낌이다. 세상에 수많은 2개국어 이상에 빛나는 능력자들은 도대체 어떤 비법이 있을까? 피나는 노력? 천재적인 소질? 혹은 그 둘 다? 명확한 답은 없지만 이 한 가지는 명확하다. 나는 재능이 없는 것 같다(ㅜ_ㅜ)
그런데 최근에 요가를 하면서 번뜩이는 희망찬 생각이 들었다. 머릿 속이 뿌옇고 온몸이 늘 찌뿌둥했던 과거의 나는 사실 알고보면 남자의 운동이라는 요가를 시작했다. 유튜브 보면서 하나 둘 동작을 따라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안하면 좀이 쑤시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연성과 가깝지 않았던 과거의 내가 해내지 못했던 동작들을, 지금의 나는 하고 있다. 아주 뻣뻣한 누군가 나에게 그 동작을 해낼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본다면 미안하지만 나는 구체적인 답을 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의 답은 이거다.
"그냥 하다보니까 됐어요."
?
음..
이거다! 유레카!!! 제목에 대한 방법이 궁금했다면 답은 이거다.
그냥. 매일매일. 조금씩. 하다보면. 된다.
굳이 제목에 "남들은 하는데"를 붙인 이유는 조금 더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주문이다.
He did. She did. Why not me?
비록 메이플스토리의 경험치 바처럼 눈에 보이는 지표는 없을지언정, 나의 몸은 경험치를 안에서 축적하고 있던 거다.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은 어학당에 다니고 각종 시청각 자료를 통해 공부를 한다. 그러나 나는 의식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하지 않았다. 그냥 일상에서 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구사하게 되었다. 이처럼 내가 지금 한국어를 해낸다는 사실은 나에게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는 반증이리라! 물론 "그냥" 하는 것보다 "올바른 방법"으로 하는게 효율적이다. 그러나, 그 올바른 방법을 찾기 위한 기나긴 대장정을 떠나기 위한 행장만 꾸리다가 본 게임은 시작조차 하지 않는 우를 범하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