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황홀한 글감옥 - 조정래 (16.10)
군대에서 태백산맥을 읽고 싶었으나 찾을 수 없어 대신 읽게 된 '정글만리'.
간결한 문체와 뚜렷한 주제의식에 반해 더욱 커진 조정래 작가에 대한 관심.
전역과 동시에 읽은 태백산맥과 이어진 아리랑, 그리고 한강 완독.
근현대사 3부작이라 일컬어지는 조정래 작가의 작품들을 읽고 나서, 30여권이 넘는 대하소설을 모두 읽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더 많은 독서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 전에, 조정래 작가의 유일한 자전적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을 빌려 보게 되었다.
독자들의 대표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변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작가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꽤나 많은 대학생들이 책을 읽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는 모습 등은 소극적인 나에게 큰 자극이 되었다.
단순히 완독했다는 뿌듯함만 있었지, 더 깊은 생각은 못했다. 어쩌면 독서 습관이 든 지가 얼마 되지 않아 당연하다라는
슬픈 자기 위로를 해보지만, 구차한 변명만 될 뿐이다. 작가가 강조한 [다독:다상념:다작 = 4:4:2]의 습관을 가져야지.
한강을 마치는 작가의 회고 부분에서, 작가는 문체 익히기, 역사 이해하기, 끈기 배우기 등의 다양한 이유로 아들과 며느리에게 태백산맥을
필사토록 시켰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고, 나도 필사를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나와 마찬가지의 생각을 한 대학생의 질문에
대해 작가는 답변하길, 필사를 하는 것은 좋지만 한명의 작가에게만 빠져선 안되며 다양한 작가의 글을 읽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즉, 필사 하되, 조정래 작가 한명만을 좇는 것은 그의 아류가 될 뿐, 자기만의 생각을 갖기가 어려워진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독서를 하자!
(하지만, 태백산맥 전권을 필사하면 하루에 1시간을 투자해도 3~4년이 걸린다고 하니... 그래도 일단 해보기로.)
구체적인 독서 방법으로; 세계문학, 한국문학, 시집, 경제경영, 인문의 5분야를 돌아가며 읽어보기로 다짐했다. + 4:4:2!!
그의 아내 김초혜 시인이 손주들에게 말하는 '할아버지는 자기 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사람이다.'라는 말이 가장 기분 좋다는 조정래 작가.
하긴, 그가 나태하고 자신에게 한없이 너그럽다면 그의 걸출한 작품들은 절대 빛을 보지 못했을 거다.
그에 비해 나는? 뭘하든 하면 잘할 거라는 막연하고 알량한 자신감은 있지만, 새롭게 시도하는 걸 두려워 하고, 꾸준한 작은 실천 역시
매번 흐지부지 된다. 이런 모습을 보며 항상 자괴감을 갖곤 하지만, 늘 반복이 되는 건 참 슬프다... 이런 걸 보면 군대 생활이 참 그립다.
그래도 그 때에는 매일 운동, 독서, 일기, 나름의 고민등을 했으니까. 그렇다면, 지금의 생활과 그 땐 무슨 차이가 있을까?
1) 군대의 생활은 '끝'이 눈에 보여, 매일 매일 채워나가는 즐거움은 물론, 무엇이라도 이뤄 나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2) 정해진 규칙적인 기상, 일과, 개인 시간
요즘의 시간을 마냥 버릴 수 만은 없으니, 내가 다시 마음 먹어야 할 것!
>1) 행군에서 배웠던, 최종 목표인 막사를 보고 걷는 게 아니라 가까운 다음 전봇대까지로 목표를 잡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기.
인생은 길다. 토막내서 작은 목표씩 하나하나 차근차근 성취해나가야지.
>2) 규칙적인 생활은 전적으로 나의 의지에 따라 달려있다. 매일 일기로 스스로 다스리고, 교환학생 시절 룸메 mehmet가 햇던
CHAIN 시스템을 통해 눈에 보이도록 매일 매일의 내 활동들을 체크 한다!
그리고, 조정래 작가의 모습을 보며, 그리고 과거 내가 했던 모든 행동들을 토대로 나에게 내리는 한마디
[ 스스로 에게는 한없이 엄격한 사람이 되고, 타인에게는 전적으로 너그러운 사람이 되자. ]
이를 실천하면 분명 스스로 발전함을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도 받게 되리라.
될테면 되라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지원했던 기업은행이 역시나, 서류에서 탈락하고 지금 무얼해야하나 고민이 많다.
이에 대해 작가가 말하는 조언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 기죽고 가위눌려서는 될 일이 하나 없다. ]
[ 내가 저거보단 잘하겠다는 일말의 자신감, 긍지, 자존감이 생긴다면, 그리고 그 일을 통해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낀다면, 해라! ]